한창 더위와 싸우던, 몇 년 전 여름.
곰팡이가 심하게 발생해 오염된 가구들의 폐기까지 진행되던 현장이었습니다.
오래된 자개장을 밖으로 옮기고 열심히 땀 흘리며 폐기작업을 진행하던 중,
이상한 슬픔이 느껴져 잠시 작업을 멈춰야 했습니다.
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남기신 유일한 유산이라며 옆에 앉아 막연히 바라보시던 어르신의 소리 없는 오열.
어르신의 얼굴에 흐르던 그 조용한 눈물이 아직까지도 잊히지 않는 자국으로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.
조금만 더 일찍 인연이 닿았더라면, 어르신이 그 애틋한 눈물을 흘리지 않으셔도 되었을 텐데...
그날 이후로 우리는 직업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.